패션/잡담

[잡담] Loafer (로퍼)

솔리드땡 (SolidThang) 2022. 3. 3.
반응형

게으름뱅이라는 뜻을 지닌 로퍼는 말 그대로 구두 끈 묶는 것 조차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신발이다. 보통 페니로퍼 형태가 잘 알려져 있는데, 텅 부위에 나 있는 구멍에 동전을 끼우고 다녔던 것에서 유래했다. 즉, 로퍼란 간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캐주얼함과 구두가 가지는 포멀함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품질 보증이 되지 않는 몇몇 업체에서 디자인만 그럴싸하게 제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으며, 다양한 구두를 신어볼 일이 없는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로퍼에 대한 선입견을 형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로퍼도 구두의 일종이기에, 시판되는 기성품 로퍼 역시 대부분 시멘트 제법 혹은 굿이어웰트 제법으로 제작된다. 전자는 저렴한 기성화 브랜드에서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제법으로, 갑피와 창을 접착제로 붙이는 방법이다. 굉장히 단순한 공정이기에 대량생산에 특화되어있고, 그 덕에 낮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떨어지는 내구성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제법과 접착제의 발달로 인하여 몇몇 기준 미달 업체들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신을만한 정도의 제품을 찾기 좋다. 또한, 의외의 장점으로 웰트와 달리 코르크를 채워넣는 공정이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무게가 가볍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후자인 굿이어웰트 제법은 웰트 제법의 일종으로,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박음질 과정의 일부를 기계로 처리한다. 또한, 웰트로 인하여 발생하는 빈 공간에 채워진 코르크는 신을수록 착용자의 발에 맞추어 진다. 일부 박음질 과정을 기계로 처리할지라도 시멘트 제법에 비하면 공정이 훨씬 복잡하므로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 즉, 굿이어웰트화를 판매한다는 점은 해당 브랜드의 신뢰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시멘트 제법에 비하여 내구성이 우수하며 특유의 스티치 감성을 느낄 수 있으나 삽입된 코르크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무겁다는, 약간의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작은 단점도 구두를 신고 돌아다닐 일이 많은 세일즈맨에게는 크게 와닿을 수 있다. 또한, 로퍼의 본질은 탈착의 간편함에 있으므로 최대한 경량화되고 뛰어난 착화감을 지닌 제품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락포트의 제품을 추천하고 싶다. 자사의 제품을 신고 마라톤을 실시하는 이색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브랜드 답게 착화감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모델로는 셰익스피어를 꼽을 수 있겠다. 국내에서는 그 후속인 모던프렙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과장을 좀 보태어 운동화를 신은 느낌과 유사할 정도의 착화감이었다. 특히, 닥터마틴 1461과 같은 제품만 신어 온 사람이라면 맨발로 다니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락포트의 제품은 그만큼 가볍고 편하다. 그러나 편안함을 대가로 내구성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편안한 갑피 가죽은 반대로 주름이 지기 쉬우며, 푹신한 밑창 역시 잦은 착용에서 발생하는 마모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리퍼처럼 신을 수 있는 로퍼를 찾는다면 단언컨데 락포트의 제품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오랫동안 아껴신는 것은 어려울 지라도, 착용감이 좋지 않아 자주 신어보지 못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반응형

'패션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담] 밑위  (0) 2022.02.28
[잡담] Nylon VS Cordura (나일론 VS 코듀라)  (1) 2022.02.26
[잡담] Boston bag (보스턴 백)  (0) 2022.02.25
[잡담] 무지 양말  (0) 2022.02.20
[잡담] 블레이저 자켓과 어깨  (0) 2022.02.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