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 이야기

[브랜드 이야기] 칼하트 VS 칼하트WIP

솔리드땡 (SolidThang) 2022. 2. 1.
반응형

1. 개요

칼하트라는 브랜드의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키워드는 주로 워크웨어, 내구성, 투박함 등이 있을 것이다. 이는 칼하트 US 라인에 대한 느낌이며, 이를 일반적으로 칼하트라고 부른다. 유사한 브랜드 네임을 사용하는 유럽 기반 파생 라인인 칼하트 WIP(Work In Progress)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칼하트 WIP는 워크웨어가 아닌 스트릿웨어에 중심을 두고 전개 중인 브랜드이며, 사실상 오리지널 라인인 칼하트 US와는 별개의 브랜드으로 취급된다. 투박하고 튼튼하며 묵직하다는 수식어는 보통 오리지널인 US에 붙는다. 반대로 트렌디하다는 수식어는 WIP에 붙으며, 대한민국에서는 (주)웍스아웃이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는 칼하트US와 칼하트WIP의 대표적인 워크 자켓 아이템인 디트로이트 자켓을 기반으로 둘의 차이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칼하트와 칼하트WIP 로고.

2. 분석

1. 기본사항

먼저, 디트로이트 자켓이란 칼하트 특유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워크 자켓 중 하나로, 짧은 기장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각 라인의 실루엣은 아래의 사진과 같다.

칼하트(US라인)의 디트로이트 자켓
칼하트 WIP의 디트로이트 자켓

2. 세부사항

1. 사이즈 차이점

먼저 칼하트 US라인에서 판매하는 모델의 경우, 전형적인 미국의 워크웨어 브랜드답게 가장 작은 스몰 사이즈 선택지 역시 아시아의 일반적인 기성복 사이즈 선택지에 비해 두 사이즈 정도 더 크다. 뿐만 아니라, 사이즈 차트에는 표기되지 않은 소매 너비 및 허리 너비 등도 표기된 사이즈에 비해 상당히 넉넉하다. 특히 소매 너비의 경우, 체감상 몸에서 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넉넉한 편이다. 게다가 소매길이 역시 굉장히 길게 나온 편이다. 스몰 사이즈 기준 길이가 무려 66cm나 된다. 키 180cm에 팔이 긴편인 필자에게 적절한 수준의 소매 기장감은 62cm 정도인데, 이 자켓은 그 기준을 무려 4cm나 초과했다.

오리지널 칼하트(US라인)의 디트로이트 자켓 사이즈 차트 (롤스트릿 제공)

반대로, 칼하트WIP의 디트로이트 자켓의 경우는 비교적 아시아 기성복의 사이즈 기준과 유사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덧붙이자면 아시아의 기성복 브랜드보다 0.5사이즈에서 0.25사이즈 정도 더 크게 출시된다고 할 수 있다.(예를들어, 칼하트WIP에서 라지사이즈는 대략 101사이즈에서 103사이즈 정도이다.) 그러나, 원 모델과 달리 소매 너비나 그 외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좁게 만들어졌기에, 실루엣이 원본에 비해 슬림한 느낌을 준다.  

칼하트WIP의 디트로이트 자켓 사이즈 차트 (웍스아웃 제공)

따라서, 단순히 핏의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제공되는 사이즈의 선택지는 칼하트WIP 측이 조금 더 트렌디한 연출을 하기에 알맞으나, 원본인 칼하트US 버전은 터프한 실루엣을 드러내는 제품이다.

2. 원단 / 부자재 / 바느질

사이즈와 실루엣을 제외한 세부적인 부분 역시 큰 차이가 있다. 원단의 경우 원본인 칼하트US 모델은 정말 묵직하고 거칠며 탄탄한 덕 원단을 겉감으로 사용했다. 칼하트WIP 모델은 이와 달리 캔버스천을 겉감으로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가벼우며 매끄러운 느낌을 준다. 이러한 원단감의 차이로 US 모델은 솔리드한 분위기를, WIP 모델은 스트릿하며 트렌디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몸통 안감 역시 마찬가지로 US 모델이 강한 조직감과 뻣뻣함이 느껴지는 반면 WIP 모델은 폴리에스터 80%, 아크릴 15%, 울 5%를 혼방한 스무스한 안감이 사용되었다.(WIP 모델의 경우 시즌에 따라 메쉬안감으로 출시되기도 한다.) 소매 안감의 경우 두 모델 모두 나일론 100%의 원단에 폴리에스터 충전재를 사용하였으나 상대적으로 WIP 모델의 질감이 부드러운 편이다.

원본의 겉감 및 안감 원단.
WIP 모델의 겉감 원단.
US 모델의 안감 원단. 대부분의 US라인 워크자켓에 적용되는 공통적인 안감이며, 질감이 상당히 거칠다.
WIP 모델의 안감. 원본에 비해 훨씬 부드럽다.

원단에서 견고함과 부드러움의 차이가 있었던 것 처럼, 부자재의 차이점 역시 원단의 차이점과 유사하다. 대표적으로 지퍼와 버튼이다. 원본에 비해 WIP 모델의 지퍼 부분이 훨씬 매끄럽게 오르내리는 느낌이 있으며, 버튼 역시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바느질 부분은 두 모델 모두 특유의 세줄 박음질을 이용하여 견고하게 처리되었으며 큰 차이점은 없었다.

3. 가성비

가성비 역시 두 라인의 큰 차이점을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먼저, US 모델은 22년 2월 Amazon 기준 100달러 내외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WIP 모델은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가격이 공식홈페이지 기준 300,000만원 내외에서 형성되며 원본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 그러나 할인이 적용될 경우 200,0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US 모델 가격 (22년 2월 아마존)
할인이 적용된 다양한 WIP 디트로이트 자켓들. (22년 2월 웍스아웃)

3. 요약

US라인은 워크웨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WIP는 원본을 스트릿패션을 중심으로 재해석하여 전개하는, 다른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WIP의 제품을 구매할 때 익히 들어온 칼하트의 내구성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원본이 되는 모델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였는가에 집중하여 추구하는 패션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칼하트 US라인에서 출시되는 제품들에 비하면 가격대가 상당히 높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오리지널 칼하트의 워크웨어 감성을 현대적이고 트렌디하게 해석한 WIP 제품을 착용해보는 것도 권해보고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