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 이야기

[브랜드 이야기] 벤 데이비스의 역사(History of Ben Davis Co.)

솔리드땡 (SolidThang) 2022.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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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고릴라 로고가 인상적인 브랜드, 벤 데이비스는 워크웨어 뿐 아니라 스트릿 패션에서도 자주 얼굴을 비춘다. 1935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되었으며, 브랜드 이름은 설립자의 이름인 벤자민 프랭클린 데이비스에서 따 온 것이다. 신기하게도 데이비스 집안의 사람들은 의류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었다. 브랜드 설립자인 벤 데이비스 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 사이먼 데이비스 역시 브랜드의 설립에 도움을 주었다.

초창기 벤 데이비스의 상점 모습.

특히, 벤 데이비스의 할아버지인 제이콥 데이비스는 미국의 작업복 역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라트비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온 그는 서부의 리노에서 덕 원단을 사용한 품목들을 제조했다고 한다. 특히, 제이콥이 정착한 서부 지역은 흔히 "골드 러시"라는 이름으로 광산업이 활황을 띄던 시기였고, 그의 주 고객 역시 광부들이었다. 특히, 광부들은 바지 주머니에 무거운 작업도구를 담다가 바지를 망가뜨리는 일이 많았고, 제이콥은 이를 고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때, 제이콥은 리벳을 이용해보기로 결심했으며, 바지의 주머니 등을 리벳으로 고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방법은 보관하는 물건과 바지의 원단 간의 직접적인 마찰을 줄임과 동시에 무거운 물건을 담아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이는 청바지 뿐 아니라 작업복 역사에 있어서도 굉장한 발명이었다. 

제이콥 데이비스. 바지에 리벳을 장착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고안했다.

당연히 이러한 성공을 다른 경쟁자들이 모방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이콥은 이러한 기술을 지켜낼 힘과 자본력이 없었다. 그때, 제이콥은 당대의 청바지 사업자 리바이 스트라우스를 만난다. 투자를 받고 특허도 등록하게 된다. 이때, 제이콥에게 투자한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바로 현대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청바지의 근본 브랜드, 리바이스의 설립자이다. 또한, 리벳이 적용된 청바지는 현재까지도 이어져내려오고 있다.

리벳이 사용된 리바이스의 501모델.
제이콥 데이비스가 리바이 스트라우스에게 보냈던 편지 내용.

지난 글에서 설명했던 칼하트와 칼하트WIP의 관계처럼, 벤 데이비스 역시 미국에서 설립된 오랜 역사의 워크웨어 브랜드이나, 현재는 그 오리지널에 기반한 패션 라인이 전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벤데이비스 화이트라벨이 있으며,  화이트라벨의 제품은 오리지널에서 모티브를 따온 제품 뿐 아니라 독창적인 디자인의 제품 역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오리지널과 화이트라벨의 가격대 역시 큰 괴리가 없는 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일본에서 벤 데이비스의 인기는 대한민국에서 칼하트의 인기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의류 산업의 퀄리티가 뛰어난 일본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서 그런지 각종 바느질이나 원단감 역시 우수하다.

일본의 벤 데이비스 공식 웹 스토어.

개인적으로 원단이나 내구성 측면에서는 칼하트의 손을 들어줄 수 있을지 몰라도, 필자는 벤 데이비스의 감성이 더 좋다. 워크웨어 브랜드에 근본을 두었기에 어느정도 보장된 내구성에 더하여, 고릴라 로고가 가진 특유의 키치한 매력은 그 어떤 워크웨어 브랜드도 따라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색다른 시도를 할 때에도 기본을 지키는 벤 데이비스의 다양한 제품들을 한 번 즘둘러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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